2019년 부커 상 수상작인 마가렛 애드우트의 '증언들'은 1985년 출간된 '시녀이야기'의 후속작이다. (무려 34년만의!)
'시녀이야기' 내용의 15년 후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세 명의 증언들이 길리어드에서 일어난 일들과 길리어드를 탈출하고 그들을 무너뜨리기 위해 투쟁한 자신들의 경험을 서술한 증언을 교차 형식으로 엮어냈다. 구성은 다음과 같다.
1. 아르두아 홀 홀로그래프
먼저 이 기록은 '리디아 아주머니'가 작성하여 도서관에 숨겨놓은 것이다. 리디아 아주머니는 길리어드가 만들어지던 당시 선택된 최초의 '아주머니'들 중에 한 명이다. 그만큼 길리어드 안에서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으며, 높은 명성을 지녔고, 다른 아주머니들이 총애하며 따르고 또한 사령관의 신뢰를 얻고 있는, 그야말로 길리어드 내 주요 인물이다. 겉으로는 길리어드에 무조건 복종하는 인물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길리어드를 무너뜨리기 위에 메이데이 요원들과 협력을 도모하고 나중에 아그네스와 니콜이 탈출하는 것을 돕는 메이데이의 주요 인물이다. 길리어드에서 높은 인물이었던 만큼 그의 증언은 길리어드에 대해 누구보다 상세히 서술하고 있다.
2. 증언 녹취록A
길리어드에서 나고 자란 아그네스의 증언 녹취 기록이다. 사령관과 그의 아내 사이에서 태어난 것처럼 자라온 전형적인 상류층 아가씨인 아그네스는 사실 자신의 엄마였다고 믿어온 사람이 아닌 사령관을 위해 아이를 낳아주는 '시녀'에 의해 태어났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녀의 엄마인 '오브프레드'가 바로 전작 '시녀이야기'의 주인공이다. 상류층 자녀인 만큼 사령관과의 결혼이 정략되어있지만 결혼이라는 것의 실체가 어떤 건지 아그네스는 이미 그녀의 부모를 통해 알게되었다. 결국 결혼을 포기하고 '아주머니'가 되기로 결심하게 된 아그네스는 아주머니로서의 교육을 받는 과정에서 리디아 아주머니와 자신의 자매였던 데이지를 만나게 된다.
3. 증언 녹취록B
증언 녹취록B의 주인공은 길리어드(미국) 밖의 국가인 캐나다에서 자란 데이지이다. 어쩌면 길리어드 밖에서 평범하게 자라온 데이지는 어느날 자신의 부모가 실은 친부모가 아니었으며, 그녀를 낳아준 친엄마가 길리어드의 시녀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녀의 엄마는 길리어드를 탈출한 '오브프레드'였으며, 데이지를 데리고 길리어드 밖으로 탈출했지만 그 이후로 얼굴도 보지 못하고 살아왔다. 그리고 데이지는 길리어드 내에서 '아기 니콜'로 불리며 길리어드 바깥 세상을 악으로, 길리어드를 선으로 포장하는 그 이미지 메이킹의 중심에 있는 상징적인 인물이었던 것이다. 평범하게 살아온 데이지는 메이데이 요원들과 만나 자신의 임무를 위해 길리어드에 무장 진입하게 되고, 그 곳에서 아그네스를 만나게 된다.
이 세 증언들의 이야기가 교차되면서 전개되는데, 무척 흥미로운 전개에 600페이지가 넘는 줄도 모르고 신나게 읽었던 것 같다. '시녀이야기'를 읽으면서는 정말 화나고 열받는 감정이 지배적이었다면, '증언들'을 읽는 동안에는 조금은 궁금증이 씻겨나가기도 하고 독립운동을 보는 것처럼 응원하는 마음으로 볼 수 있었다. '시녀이야기'와 '증언들'이 그저 단순한 디스토피아 소설은 아닐 것이다. 책을 읽는 내내 자꾸 우리 삶이 겹쳐져 보이고, 과거 우리가 지나온 걸음들이 되새김질 되기도 했다. 아직도 우리에게 갈 길은 많이 남았다. 모든 차별과 억압이 사라지는 시대가 언젠가 오기를 바라며 모든 이들이 이 소설을 한번쯤 읽어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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