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lma & Louise, 1991
델마와 루이스, 영화를 본 적은 없어도 이들의 이름을 들어보지 않은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그만큼 오래된 유명한 명작이었기에 예전부터 보고싶던 영화 중에 하나였는데, 마침 왓챠에서 볼 수 있길래 가벼운 마음으로 시청해봤다. 한 문장으로 정리하자면 억압된 삶의 벽장을 스스로 깨부시고 나온 두 여자의 성장 스토리이다.
레스토랑에서 웨이트리스로 근무하는 루이스와 보수적인 남편에게 억압당하며 집안에 갇혀살아온 델마. 갑갑한 일상에서 벗어나 둘은 함께 휴가를 떠나게된다. 미국 로드트립은 예전부터 버킷리스트 중에 하나인데, 언젠가 실현할 수 있을런지. 오래됐지만 낭만적인 오픈카를 타고 미대륙의 사막을 가로질러 달리는 풍경만으로도 어쩐지 대리만족이 된다.
일정 중간에 들린 클럽에서 술을 마시며 춤을 추게 되고 술을 마시다 델마에게 찝적거리는 한 남자와 엮이게 되는데, 술취한 델마를 밖으로 데려간 남자는 델마를 강간하려든다. 그 모습을 보고 눈이 돌아버린 루이스는 남자를 총으로 쏴 살해하게 되고 즐거웠던 여행은 경찰에게 잡히지 않기 위한 도피로 탈바꿈되고 만다.
경찰에게 잡히지 않기 위해 델마와 루이스는 멕시코로 도주하기로 결심하고, 도피하는 내내 많은 일들이 벌어진다. 그 중 인상깊었던 한 청년과의 만남. 바로 젊은 시절의 브래드피트가 등장한다. 1991년도 영화니까 무려 브래드피트가 20대 시절의 모습이다. 사진이 잘 안나온건데, 정말 등장하자마자 너무 잘생겨서 깜-짝 놀랐다. 순간 순간마다 '어머 진짜 너무 잘생겼다' 를 속으로 혼자 연발했다는. 허허. 게다가 몸까지 좋아... 와우. 충분히 눈호강하긴 했지만 브래드피트가 딱 봐도 너무 불안한 캐릭터라서 생각없는 델마 때문에 내내 조마조마했던건 어쩔 수가 없었다. 델마때문에 영화보면서 계속 스트레스 받았던 건 저 뿐일까요...? (돌발적인 행동 정말 싫어하는 INFJ)
그녀들이 도주하며 여러가지 사건들을 겪는 가운데, 클럽에서의 남자 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델마와 루이스를 찾아 경찰들이 점점 수사망을 좁혀온다. 식당에서 웨이트리스로 일을하며 근근히 살아가던 루이스, 보수적인 남편에게 꼼짝 못하며 집 안에서만 살아가던 델마는 도주하는 내내 그 어떤 것에도 억압되어있지 않고 스스로의 자유를 위해 힘을 만들어내며 성장한다. 델마와 루이스를 보면서 느끼는 희열은 바로 여기서 온다. 여행을 떠나기 위해 예쁘게 화장하고 치장하고 나왔던 평범했던 여자 둘이, 강간범을 죽이고 (물론 살인을 정당화 할 수는 없지만 영화 속에서의 살인은 힘없이 피해자로 늘 당하고 살아야만 했던 여성의 권리 되찾음에 대한 간접적인 비유라고 생각한다.) 도피를 하며 씻지도 못하고 꼬질해지지만 머리를 질끈묶고 스카프를 두르고 총을 쏘며 스스로를 지켜나가는 법을 배운다.
그리고 델마와 루이스의 클라이막스 장면인 마지막 엔딩 씬은 정말 소름 돋았다.
'Let's keep going'
내가 갇혀있다고 생각되는 어느 날, 억압되어있다고 느끼는 어느 날, 무작정 떠나고싶어지는 어느 날엔가 다시 보고싶은 영화.
델마와 루이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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