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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dramas

[왓챠영드] 이어즈 앤 이어즈 리뷰 (Years & Years)

by 기록하는니나 2020. 5. 19.

최근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거의 몇 년 만에 왓챠를 다시 보기 시작했다.

내 주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넷플릭스를 시청하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왓챠 파다.

드라마 많이 보는 사람들에게는 넷플릭스를 추천하고, 영화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왓챠를 좀 더 추천한다. 넷플릭스는 영화 정말 너무 적어... 넷플릭스 제작 영화 아니고서는 영화 부분에서 넷플릭스는 왓챠 대비했을 때 메리트가 전혀 없다. 대신 최신 드라마나 넷플릭스에서만 볼 수 있는 드라마도 많이 있다 보니까 드라마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좋을 것 같은데, 나는 드라마보다는 영화를 좋아하는 편이고, 왓챠에는 옛날 영화도 꽤 많아서 그게 가장 좋은 부분이다.

오랜만에 들어가서 뭘 볼까 고민하다가 왓챠 인스타에서 줄기차게 홍보 영상 띄우고 사이트 가장 메인에도 떠 있던 BBC와 HBO 공동 제작의 '이어즈&이어즈'라는 영드가 눈에 들어왔다. 평점도 높고 재밌어 보여서 가벼운 마음으로 보기 시작했는데, 그냥 재밌다 하고 웃고 지나가기에는 아까운 정말 기대 이상의 드라마라서 꼭 리뷰글을 남기고 싶었다.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이 시대를 살고 있는 모든 이들이 꼭 한번쯤 보길 추천하는 작품.

 

 

*스포일러 있음 주의

드라마의 내용은 영국에 살고있는 한 가족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이야기의 시작은 바로 작년인 2019년도 방영 당시부터 이어진다. 빠른 전개로 진행되는 드라마는 2034년까지의 아주 가까운 미래를 상상하여 그려낸 SF 드라마이다. 트럼프 재선, 중국과 미국의 전쟁, 혼란스러운 국제 정세와 경제 파탄으로 인한 영국 은행의 파산, (어쩌면 우리가 바라고 있을) 새로운 정치인의 등장 등. 너무 현실적이고 내일 바로 뉴스에 나와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은 이야기들이 나오다 보니 진짜 우리의 미래가 저러면 어떡하지? 하는 큰 두려움에 사로잡히기까지 한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세계가 엉망진창인 요즘이라 더더욱 공감 간다.)

이 가족들을 중심으로 이러한 다양한 이슈들이 무슨 지뢰 터지듯이 연달아 팡팡 터져대는데, 6회 동안 전개된 이야기들

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이야기들을 빠른 속도로 풀어낸 연출에 박수가 절로 나온다.

 

 

 

 

 

단체 가족 통화를 즐겨할 정도로 서로 절친하고 화목한 가족

바람피워 집을 나간 아빠와 돌아가신 엄마를 대신하여 가족의 중심이 되는 할머니를 주변으로 구성된 가족들 속에는,

다인종 가족, 동성애 부부, 난민, 신체장애인, 사회활동가, 남자아이로 태어났지만 어느새 머리에 리본을 묶고 원피스를 입으며 살아가는 아이, 그리고 트랜스 휴먼이 되고 싶어 하는 아이까지 존재한다. 다양한 구성원들만큼 다양한 이슈들로 이야기는 다채롭게 전개된다.

 

 

 

 

 

트럼프의 재선으로 시작되는 이야기의 중심에는 혜성처럼 등장한 기업가 출신의 새로운 정치인 '비비언 록'이 있다.

말도 안 되는 공약들을 내세우고 TV에서 아랑곳 않고 욕설을 지껄이며, 마치 소시민이 하고 싶은 말을 대변해주듯 스트롱 사이다 같은 말을 줄줄 뱉어내는 그를 처음에는 다 또라이라고 욕하지만, 어지러운 세상속에서 점점 그의 지지율은 높아지고 결국 나중에는 총리로 당선되기까지 한다.

주인공은 아니지만 인물 소개에도 가장 첫 번째로 뜰만큼, 이야기가 전개되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핵심 인물이다. 비비언 록의 이후 이야기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나오지 않은 부분은 약간 아쉽긴 했다. 그만큼 흥미로운 캐릭터.

 

 

 

 

 

진짜 스티븐 나올 때마다 꼴 보기 싫어 죽어버림............

은행 파산으로 하루아침에 십 수억을 날려버리고 그 와중에 가정을 두고 외도하고 있는 꼴이라니........ (다시 떠오르는 부부의 세계 ㅂㄷㅂㄷ)

여하튼 경제 파탄으로 인해 십 수개의 직업을 가지고 매일매일 여기저기를 전전하면서 돈 되는 일이라면 뭐든 하며 살아가는 인물.

그리고 그의 와이프인 셀레스트. 회계사인데 미래에는 직업을 잃어버리는 인물로 나온다. 내 직업도 미래에 사라질 직업 중에 하나라 공감이 되고 슬펐다. 역시 개발을 배워야 하나...

 

 

 

 

너무 마음 아팠던 커플 (시작은 불륜이긴 했지만...;)

우크라이나에서 온 빅토르는 여기저기 도망 다니는 난민 신세다. 우연히 만나 사랑에 빠진 두 사람, 빅토르를 위해서라면 정말 뭐든 다 하려고 하는 다니엘을 보며 진짜 저게 사랑인가 싶었다. 6화에서는 너무 마음 아파서 눈물이 찔금 ㅠㅠ (드라마 보고 잘 안움)

 

 

 

 

 

역시나 제일 특이한 캐릭터였던 베서니

다른 이슈들은 현실에서도 이미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지만, 현실세계에서도 얼굴에 필터를 쓰고 대화하고 모든 것을 기계를 통해 해결하려 하는 베서니가 되고 싶다고 하는 '트랜스 휴먼'이라는 개념은 그야말로 아직은 상상 속 이야기라 어쩐지 현실적으로 공감하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정말 이런 개념이 실제 하게 된다면, 기계에게 일자리를 뺏기는 걸로 모자라 인간의 기계화를 의미하는 건데, 그야말로 소름 끼치는 디스토피아가 아닐 수 없다.

 

 

 

 

 

드라마를 모두 보고 나면 분명 '두려움'이라는 감정에 사로잡힐 것이다. 마치 우리의 미래를 미리 보고 온 느낌이 들지도 모른다.

6화에서의 할머니의 뼈 때리던 팩폭 명대사가 기억에 남는다.

'This is the world we built'

앞으로의 나의, 우리의, 세계의 미래에 대해 자꾸자꾸 생각하게 하는 드라마.

이 시국을 살아가고 있는 모두가 꼭 한 번쯤 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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